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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시작한 계기는 부부 공동생활 취미가 없어서였다. 서로 일에 지쳐서 집에서 대화 나누기도 쉽지 않았다. 매일 퇴근하면 술 퇴근하면 영상 속에 빠져 지내다가 지극히 사소한 계기로 캠핑을 시작하게 되었다. 등산을 할까 같은 운동을 할까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등산은 계절 탓, 운동을 워낙 둘이 서로 다르게 하고 있는 중이어서 같이 할 수 있는 취미로 캠핑을 선택하게 되었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알고 보니 다들 캠핑을 한두 번이라도 했거나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만 모르고 나만 관심이 없었던 거였다. 너도 나도 여행 가는 거 좋아하고 펜션 고르는데 애로사항도 많고 너무 비싸고 가도 딱히 할 게 없고 특히 남편이 만드는 걸 좋아해서 텐트를 산다면 적극 하겠다고 해서 추진하게 되었다.
텐트를 고르는데만 해도 정말 2-3주는 걸린 거 같다. 너무 저렴한 걸 사게 되면 나중에 다시 또 바꾸고 바꾼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적당한 중간 가격대의 텐트를 고르기 시작했다. 60~80만 원대를 고르고 있었는데 대부분 리빙쉘 텐트였다. 스노 라인, 노스피크, 스노피크, 고투, 코베아, 제드, 도플갱어, 콜맨 등 폴리 소재 텐트로 보기도 정말 여러 가지를 비교하고 봤다. 매일 밤 핸드폰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들어가 보면 품절이 돼있었고 품절이 안된 텐트를 찾다 보니 결국은 정말 높은 가격대의 텐트만 남아있었다. 보다가 보다가 구할 수 있는 텐트도 몇 개 안되고 점점 가격대가 올라갔고 이러다 텐트를 못 구하겠구나 캠핑이고 뭐고 시작부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고 그래도 다시 보자 조금 더 가격대를 지불하더라도 텐트를 구해서 꼭 가보자 하는 오기가 생겼고 가격대를 조금 높여서 보다 보니 면텐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면텐트에도 여러 가지 브랜드가 있었다. 레트로스, 노르디스크, 안나 한, 캠핑 칸 등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도 참 많이 있었다.
면텐트의 장점
쾌적하다. 결로가 거의 없다. 통풍이 잘 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듯하다. 피칭이 예쁘게 잘 된다. 보통 디자인들이 예쁘고 고급스럽다. 면 무게가 상당하여 대부분의 면텐트 폴대가 튼튼한 편이다.
면텐트의 단점
가격이 비싸다. 관리가 어렵다. 우중 캠핑하기 전에 시즈닝이 필요한 텐트도 있다. 무게가 무겁다. 부피가 크다. 이런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제일 고민하던 부분이 관리 부분이었다. 어렵다는데 실제로 얼마나 어렵고 까다로운지 직접 사용하는 유저들한테 일일이 물어보고 구매하기로 결정하였다.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실제로는, 크게 단점이 될게 아니었다. 캠핑을 자주 다니면 크게 곰팡이 쓸 일이 없다. 우중 캠을 한 상황이 아니면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 겨울에 캠핑을 하여 눈이 조금 묻었다던지, 아침이슬에 약간 젖어있다던지 하는 정도는 텐트 가방을 열어 두고 제습기를 2-3시간 돌리면 되고, 그래도 정 걱정이 되면 발코니나 베란다에 적당히 펴서 두면 다 마른다. 지금 이 텐트를 구해서 6개월째 사용 중인데 곰팡이가 슬거나 문제가 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곰팡이가 생길상 황이면 폴리 텐트도 생긴다. 가격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면 면텐트와 폴리 텐트 사이에서 수백 번 고민하지 말고 면텐트를 구매하라고 권하고 싶다.
내가 구입한 텐트는 이도 공감이라는 브랜드의 안나 한 330 블랙 모델이다. 현재는 폴대와 테두리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걸로 돼있는데, 블랙은 올블랙이 진리!!
이도 공감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공동구매를 주기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컬러는 버건디, 블랙, 베이지 , 카키, 아이보리 4가지이다. 제일 인기 많은 색이 버건디와 아이보리 색상인데, 나는 틈새전략으로 블랙을 선택했다. 때 타는 게 보기도 싫고 버건디와 블랙은 물 빠짐이 조금 있다고 해서 물 빠짐이 있어도 오래가는 색상 블랙으로 선택을 했다. 다른 캠핑 장비를 구매할 때도 컬러 선택에 큰 장애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내가 이렇게 컬러 선택을 미리 말하는 건 공구하는 날이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두 날짜로 정해져 있어서 첫날에 시험 삼아했던 버건디에 실패하고 블랙에 두 번째 날에 도전했는데 44번째로 공구 성공을 했다.
안나 한 330 공구 성공 방법
2시 정각이 공구 타임이라면,
1. 컴퓨터로 네이버 시계를 켜놓고(매우 중요)
2. 핸드폰 화면으로 공구 게시판에 들어가서
3. 57초 58초쯤에 화면을 아래로 당겨서 새로 고침을 해준다.
4. 정각에 새 글이 뜨면 확인도 하지 말고 (매우 중요) 바로 댓글을 클릭
5. 아무 숫자나 모음이나 자음이나 하나 누르고 등록을 한다.
6. 30분 이내에 (매우 중요) 내가 선택한 컬러를 댓글에 대댓글로 단다. 수정하다가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보통 이렇게 해서 공구를 하면 보통 100번째 안에는 들 수 있다. 꼭 공구 성공을 해서 안나 한 텐트를 사용하는 유저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6개월 사용한 찐 후기
일단 피칭이 매우 간편하다. 메인 폴대는 두 개를 사용하고 위에 씌우는 지붕에 짧은 폴대 하나가 더 사용이 된다. 안나 한 텐트를 쫙 펴놓고 폴대 두 개를 체결해서 겉에 똑딱이면 채우면 끝이다. 정말 쉽고 간단하다. 피칭 시간 5분 정도. 1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뚝뚝이다. 텐트 안에 폴을 집어넣는 방식이 아니라서 짜증 날 일도 없고 텐트 무게와 폴대 무게가 묵직해서 자립이 가능하다. 다만 키작녀나 키작남은 텐트 중앙에 똑딱이를 채우기 어려우니 낮은 접이식 의자 하나 구비해 두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 텐트를 사용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천장에 TPU 창이 있다는 점, 벤틸레이션 기능도 할 수 있는 메쉬 창도 같이 있어서 예쁜 풍경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우중 캠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우중 캠 할 때 천장에 있는 TPU창이 기능을 더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면 소재가 튼튼하고 묵직하니 안정감이 있다. 겨울에 난로를 사용해도 통풍도 잘 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쾌적한 느낌은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리고 사용하면 할수록 점점 더 예쁘게 피칭이 된다. 아침 이슬에 시즈닝이 돼서 조금 더 펴지고 예쁘게 각이 잡힌다. 면텐트라 잔디나 낙엽, 흙 위에서는 면텐트에 묻고 박혀서 짜증이 좀 나지만 다음 피칭 때 청소하면 되지란 마음만 가지면 크게 문제 될 일도 아니다. (폴리 텐트는 무게도 가볍고 덜 묻는다) 매우 만족하고 사용하고 있고 이 텐트는 앞으로도 절대 팔일이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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