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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을 기준으로 캠핑한 지 딱 3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30대 부부로 결혼 생활한 지 6년 차 되었을 때 첫 캠핑을 가게 되었어요. 노 키즈로 오래 행복하게 부부생활을 하려면 뭘 해야 할까 고민하다 같이 취미생활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게 바로 캠핑입니다. 2019년도에는 저 말고도 캠핑을 시작하신 분들이 매우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2020년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해외나 국내여행이 여의치 않자 캠핑 문화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죠. 

 

이때 정말 텐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어요. 돈이 있고 캠핑장 예약하기가 쉬워도 맘에 드는 텐트를 구하려면 적어도 몇 달은 대기를 타야 합니다. 유니크하고 값비싼 예쁜 텐트를 구하려면 공구라는 걸 도전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워낙에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고 집 만들고 꾸미고 하는 것도 좋아하는 저희여서 캠핑이 안 맞을 거라는 생각은 아예 해본 적이 없어요. 첫 캠핑부터 너무 만족스럽게 하고 와서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다른 분들은 많이 생각해 보시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캠핑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부부나 연인끼리 취미생활을 만끽하기에는 모험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1. 일단 캠핑은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아무리 가성비 있는 장비를 산다고 해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사야 할게 참 많습니다. 주변에서 이미 캠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언을 해도 뭔가 살 때는 그 결정을 따르기가 힘들죠. 본인이 겪기 전에는 말입니다. 비싼걸 처음부터 사서 오래 사용하느냐, 적당한 걸 사용하면서도 매우 만족을 느끼느냐, 가격적인 부분만 따져서 장비를 사느냐에 따라 매우 천차만별입니다. 

 

여러 다기능을 가지고 튼튼한 걸 사느냐, 아니면 한 가지씩 기능이 있는 걸로 저렴한 걸 사느냐 이 문제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결국은 저렴한걸 여러 개 사면서 비싼 거 사는 만큼 돈이 들어가기도 하죠. 사실 본인이 써보지 않고는 모르는 겁니다. 

 

취미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 보면 집안 생활용품은 아껴살면서도 왠지 캠핑용품은 좋은 걸 사게 되는 이유도 욕심 때문입니다. 그게 다 돈입니다. 

 

한 계절만 즐기실 거면 모르겠지만 캠핑을 시작하다 보면 비 오는 날도 가보고 싶고 눈 오늘날도 가보고 싶고 계절마다 즐기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됩니다. 당연히 계절별로 필요한 장비도 다르지요. 한 계절 끝나고 나면 또 사야 될 장비들이 생기게 됩니다. 

 

2. 서로 협력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움직이는 걸 싫어하면 아예 시작하지 마세요. 캠핑은 일단 움직임 없이 하기 쉽지 않은 취미 생활입니다. 짐을 옮기고 내리고 사이트를 구축하고 피칭하고 내부 세팅을 하면 손가야 하는 것들이 매우 많죠. 요즘은 에어텐트가 나와서 피칭이 쉬운 텐트로 있지만 텐트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내부 세팅 하나하나 다 펼치고 갈 때 접고 정리해야 합니다. 아무리 밀키 트라고 해도 직접 끓여먹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불멍을 하려고 해도 중간중간에 계속 아궁이 불 때듯이 나무도 집어넣어 줘야 합니다. 그게 끝이 아니라 재도 치우고 가야 하죠. 

3. 주변 상황이나 궂은 날씨에 견딜 수 있는 멘털과 체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름이면 벌레와 더위에 시달려야 하고 겨울이면 추위에 견뎌야 합니다. 그래서 한 계절만 다니는 분들도 많아요. 저희 부부는 벌레와 더위를 잘 견디지 못해서 6월 말까지 최대한 즐기고 7월, 8월, 9월 중순까지 캠핑은 쉽니다. 저는 추위를 많이 타지만 그래도 겨울 캠핑이 훨씬 좋아요. 

 

이런 계절 타는 것도 고려하셔서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극동계 극 하계는 피하고 딱 봄이랑 가을이랑만 즐기는 분도 계시고 아이 있는 부부들은 오히려 덥고 힘들어도 여름 캠핑을 주로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데로 시끄럽고, 계곡가에 있으면 계곡 소리 때문에 시끄럽고 주변 사이트에 매너 없는 분이 자리 잡고 있으면 그것 또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무던하시는 분들이 캠핑 즐기기에 좋아요. 

아니면 노 키즈존이나 독서실처럼 조용한 캠핑장, 그리고 매너 타임이나 캠핑장 규칙이 잘 지켜지는 곳들만 돌아다니시는 것도 한 방법이고요. 

 

4. 예약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야 합니다. 

요즘은 그래도 텐트나 장비 구하기가 쉽습니다. 예전에는 기다리던 것들이 요즘엔 물량이 좀 풀렸는지 그 간에 캠핑 관련된 업체들이 많이 생겨서 신생 장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구하기 어렵지 않더라고요. 역시나 인기 있는 공구 제품들은 구하기 어렵지만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즐기는 만큼 캠핑장 예약하기가 어렵습니다. 캠핑장도 많이 생기긴 했지만 인기 있는 곳은 한정적이고 가까운 곳도 정해져 있고 주로 주말에 캠핑을 많이 가기 때문에 주말 예약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미리 예약 오픈하는 날짜를 정리해서 원하는 자리도 미리 한두 개 정도 정해놓고 예약시간에 맞춰서 얼른 예약을 하는 게 맘 편합니다. 미리 2~3 날짜를 예약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분들을 막는 캠핑장도 많아요. 캠핑장마다 예약하는 게 다 다릅니다. 네이버 예약이 되는 곳도 있고 카페로만 받는 곳도 있고 어플로만 받거나 전화 예약만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맘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면 하나하나 정리해서 기억해두시는 게 좋아요. 제 지인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예약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한두 달 전에 예약은 기본입니다. 급한 분들은 카페 같은 곳에서 양도하는 글이나 취소분이 있는지 알아보셔야 해요. 

 

이외에 여러 가지 생각해봐야 할 건 많지만 도전해 보기에 아주 괜찮은 취미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너무 진지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취미 하나 가지고 있는 건 참 좋으니까요. 3년 지나고 나니 이게 완전 제 취미에 딱 맞는구나라는 생각이 저는 더 강하게 드네요. 즐거운 캠핑 생활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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